대기업 프랜차이즈 빵집 주말 알바 (4일 / 최저시급 3,480원)
대학 입학하기 직전이었던 2007년 12월..
집 앞 빵집을 지나가는데, 빵집 문에 알바생 모집한다는 종이가 붙어있는 걸 보았다.
대학교 가면 돈 쓸 일이 많이 생기겠지 싶어서 알바 자리 알아보고 있었는데 마침 잘됐다 싶어서 바로 들어가서 문의했다.
주말 오전에 아침 7시부터 오후 1시까지 근무하게 되었는데 어느 곳이든 오픈 조 해본 사람은 알 거다.. 개 힘든 거..
아침에 눈 뜨자마자 씻고 준비해서 출근해야 하는 데다가 밥도 못 먹고 6시간을 일하니 너무 힘들었다.
(그게 식대 주기 싫어서 시간대를 그렇게 해놓은 거라는 걸 그땐 몰랐다.)
손님이 없는데도 잠깐 벽에 기대 쉬고 있으면 계속 서있으라고 했고, 하다못해 빗자루질이라도 하라고 했다.
오븐에서 막 나온 뜨거운 철판을 닦다가 손바닥이 데어 물집이 생겨도 못 본 척 계속 일을 시켰다.
일한 지 하루 이틀밖에 안됐는데 빵 이름을 다 못 외웠다고, 포스 계산기에서 빵을 못 찾는다고 구박도 엄청 했다.
원래 제빵 기사가 해야 할 부분일 크림 샌드빵 속에 연유크림 채우는 일도 알바생한테 시켰다.
다른 빵집에서 일하는 친구들은 항상 퇴근할 때 빵을 한 아름 받아서 나온다는데..
나는 빵 한 번 받아 본 적이 없었다.
심지어 그 빵집은 전날 못 팔고 남은 식빵을 샌드위치로 만들어 예쁘게 포장해서 다시 팔았다.
하루는 점장이 매장에서 만드는, 과일 생크림 케이크를 만들기 전 잘라내고 남은 스펀지케이크 테두리를
알바생들에게 먹으라며 줬다. (이것도 원래 폐기 처분하는 자투리 부분이라는 걸 나중에서야 알았다)
뭣도 모르고 나랑 같이 일하는 애랑 둘이서 옴뇸뇸 먹고 있는데 갑자기 사장이 이런 말을 했다.
"너희, 내가 왜 남자 알바생은 안 뽑는지 아니?"
"남자애를 한 번 뽑아봤더니 내가 안 볼 때 빵을 몰래몰래 엄청 먹어대더라고."
지금 생각해도 어이가 없다. 어쩌라고 내가 빵 몰래 먹을까 봐 미리 선수 치는 거야 뭐야.
알바한 지 4일째 되는 날, 전에 일하던 알바생이 다시 알바하고 싶은데 자리 있냐고 연락이 왔다.
사장은 전화를 끊자마자 바로 나보고 오늘까지 일하고 가라고 했다. 얼탱 ^^...
이때 기억이 너무 안 좋아서 나는 이후로 다시는 빵집 알바를 하지 않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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